‘물어름’은 ‘갈라져 흐르던 강과 강, 내와 내가 합쳐지는 곳’을 말한다.
“만경대초가집 앞으로는 순화강이 대동강과 합치는 물어름이 보이고 뒤로는 청청한 소나무숲이 우거졌다.” 〈조선말대사전〉
물어름은 남북이 모두 쓰는 ‘어름’과 물이 결합하여 물과 관련된 말로 뜻이 한정된 것이다. 어름은 ‘무엇이 맞닿은 자리’를 말하는데 정확한 어느 지점이라기보다는 맞닿은 자리 근처를 대강 일컫는다. 어름이 시간과 쓰이면 ‘무렵’의 뜻으로 쓰이고, 무엇이 맞닿은 곳이 아닌 장소에 쓰이면 ‘근처’의 뜻으로도 쓰인다. 남녘말 ‘장터어름’은 ‘장이 서는 넓은 터 부근’을 말한다.
“눈두덩이와 광대뼈 어름에 시커먼 멍이 들었다.” 〈표준국어대사전〉
“한길에서 공장 신축장으로 들어가는 어름에 생긴 포장마차가 둘 있었다.” 〈황순원·신들의 주사위〉
“등교 때나 퇴교 때 같으면 규율부가 나와 있어 연락이 가능했지만 목요일의 오후 세 시 어름은 그러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이었다.” 〈이문열·변경〉
강과 강이 합쳐지는 곳이라면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양수리(兩水里)를 떠올릴 수 있다. 이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그런데 ‘양수’는 물어름의 뜻으로 쓰이지 않고, ‘합수’(合水)를 쓴다. 남부 지역에 ‘합수’로 불리는 골짜기·마을·내 등이 여러 곳 있는데, 모두 물어름에 해당하는 곳이다.
물어름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7.03.18 (일) 오후 6:18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971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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